詩
흔들지 않고 흐른다 / 유승도
浮石
2010. 10. 20. 20:32
흔들지않고흐른다
유 승 도
쯔읏 쯔읏 쯔읏 쯔읏 쯔읏
쓰으으 쓰으으 쓰으으 쓰으으
자자자자자자자자자자
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
풀벌레 소리 가득한 밤,
산 아랫마을에서 웡웡 워워워웡 웡웡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도 구름 사이로 내비치는 반달의
엷은 빛만큼 희미하다
바람은 어둠 속에서도 산 위에서 아래로 부는데
찌이익 찌이익 찌이익 찌이익 찌이익 찌이익
바람도 흔들지 않으며 세상을 울리는 소리
잠들지 못하던 아내와 아들의 인기척도 더 이상 들려오
지 않는 시간인데
어둠도 흔들지 않으며 흐르는 소리들로 밤이 요란하기
도 하다
사람을 깨우지 않고, 마당에 엎드려 자는 개도 깨우지
않고, 요란하기도 하다
쌔액 쌔액 쌔액 쌔액 쌔액
날카롭게 파고드는 소리도 있다
그러나 역시 잠자는 것들을 깨우지 않고, 집 뒤 도랑의
물소리도 흔들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