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아라리 빠른소리
영월, 평창과 함께 강원도 동-남부에 자리한 정선은 남쪽에 한강의 상류인 조양천이 흐르고, 동쪽, 서쪽, 북쪽의 세 면이 산으로 에워싸인 고읍이다.
옛날 정선골에 스무살의 한창 나이로 열살도 채 안된 어린 신랑에게 시집을 간 처녀가 있었다. 그 색시는 철부지 신랑의 시중만 들다가 세상 살기가 싫어져서 마침내 자살할 것을 결심했는데, 빙글 빙글 도는 물레방아를 보고 문득 세월도 물레방아처럼 돌고돌듯이 신랑도 세월이 지나면 자라게 되리라는 것을 깨닫고 집으로 되돌아가면서 이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이 소리는 나무하러 다닐 때나 밭에서 김을 맬 때나, 혼자서 길을 걸을 때나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놀때면 늘 불린다. 가사는 노래하는 그때 그때에 즉흥적으로 만들어 부르기도 하는데, 높은 청으로 한껏 내뽑아 부를 때에는 고된 살림살이의 시름도 모두 내질러 버리는 듯한 구슬프고도 서정적인 노래이다.
또 부르는 사람에 따라서 장식음을 많거나 적게 넣기도 한다.
정선 아라리의 사설은 다음과 같다.
정선의 구명은 무릉도원(1) 이 아니냐/무릉도원은 어데 가고서 산만 충충하네(2)/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
(1) 정선의 구명(舊名)은 무릉도원 : 정선은 고려 충렬왕 때에 '도원(桃源)'이라 불린 적이 있다.
(2) 충충하네 : 여러 겹으로 솟아있네.
(3) 모춘(暮春) : 늦은 봄.
(4) 아우라지 : 두 갈래로 흘러온 내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곳이라는 뜻으로 붙은, 강원도 북면 여량리에 있는 나루의 이름.
(5) 싸릿골 : 아우라지 건너편의 유천리에 있는 마을 이름.
(6) 올동백 : 올동백꽃. 4월쯤부터 피기 시작하는 보통 동백꽃보다 좀 일찍 피는 동백.
(7) 아우라지 뱃사공아...다떨어진다 : 여량리의 한 처녀가 유천리에 사는 사랑하는 총각을 만나서 동백꽃을 따며 놀려고 나루로 나와 보니 간밤에 내린 비에 강물이 불어 배가 뜨지 못함을 알고 애달프게 부른 노래라는 말이 있다.
(8) 겉돈 :노력해서 벌지 않은 횡재. (9) 힘대힘대 : 힘껏힘껏. (10) 장치다리 : 뻗정다리. (11) 노가지나무 :노간주나무. (12) 백봉령 : 임계면과 삼척의 북평읍 사이에 있는 해발 900미터의 험한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