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石
2005. 11. 4. 01:06

훈장을 훈계하다
두메산골 완고한 백성이 괴팍한 버릇 있어
문장대가들에게 온갖 불평을 떠벌리네.
종지 그릇으로 바닷물을 담으면 물이라 할 수 없으니
소 귀에 경 읽기인데 어찌 글을 깨달으랴.
너는 산골 쥐새끼라서 기장이나 먹지만
나는 날아 오르는 용이라서 붓끝으로 구름을 일으키네.
네 잘못이 매 맞아 죽을 죄이지만 잠시 용서하노니
다시는 어른 앞에서 버릇없이 말장난 말라.
訓戒訓長 훈계훈장
化外頑氓怪習餘 文章大塊不平噓 화외완맹괴습여 문장대괴불평허
여盃測海難爲水 牛耳誦經豈悟書 여배측해난위수 우이송경기오서
含黍山間奸鼠爾 凌雲筆下躍龍余 함서산간간서이 능운필하약용여
罪當笞死姑舍己 敢向尊前語詰거 죄당태사고사기 감향존전어힐거
*김삿갓이 강원도 어느 서당을 찾아가니 마침 훈장은 학동들에게
고대의 문장을 강의하고 있는데 주제넘게도 그 문장을 천시하는
말을 하고 김삿갓을 보자 멸시를 하는 것이었다.
이에 훈장의 허세를 꼬집는 시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