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비를 만나 시골집에서 자다

浮石 2005. 1. 12. 21:53
비를 만나 시골집에서 자다 
 
굽은 나무로 서까래 만들고 처마에 먼지가
       쌓였지만
그 가운데가 말만해서 겨우 몸을
       들였네.
평생 동안 긴 허리를 굽히려 안했지만
이 밤에는 다리 하나도 펴기가 어렵구나.
쥐구멍으로 연기가 들어와 옻칠한 듯 검어진 데다
봉창은 또 얼마나 어두운지 날 밝는 것도 몰랐네.
그래도 하룻밤 옷 적시기는 면했으니
떠나면서 은근히 주인에게 고마워 했네.
 

逢雨宿村家 봉우숙촌가

曲木爲椽첨着塵   其間如斗僅容身       
곡목위연첨착진   기간여두근용신

平生不欲長腰屈   此夜難謀一脚伸       
평생불욕장요굴   차야난모일각신

鼠穴煙通渾似漆   봉窓茅隔亦無晨       
서혈연통혼사칠   봉창모격역무신

雖然免得衣冠濕   臨別慇懃謝主人       
수연면득의관습   임별은근사주인
 

*어느 시골집에서 비를 피하며 지은 것으로 궁벽한 촌가의 정경과 선비로서의 기개가 엿보이는 시이다.
  
누추하지만 나그네에게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베풀어 준 주인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하면서 세속에 굽히지 않으려는 의지를 볼 수 있다.

'김삿갓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목을 잃어 버린 시  (0) 2005.01.12
주막에서  (0) 2005.01.12
개성사람이 나그네를 쫓다  (0) 2005.01.12
강좌수가 나그네를 쫓다  (0) 2005.01.12
가난이 죄  (0) 2005.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