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에 다녀오다 / 임형신 소나기재 베고 누워있는 장릉지나 서강에 이르다 물이 불어 오늘 배 못 뜬다네 적소가 보이는 주막거리에 주저앉아 강울음 소리 들으며 술을 마신다 여름의 분탕질은 끝났다 하늘을 찢어버리고 서강에 내려온 원호* 강의 역사 다시 쓰고있다 생을 찢어버리고 온몸으로 길을열고 들어온 김립 강바닥에 시를 널어놓고 몸을 감추었다 물소리 날아다니고 나비가 된 시들이 내려앉는 곳마다 골골이흘러든 사람들 울음토끼처럼 숨어 우는 골짜기 너머 너머 또 너머 다시 분탕질로 얼룩진 강가에 아직도 시는 날아다니고 먼 사람의 길 위에 시는 날아다니고 금표비가 보이는 언덕에 주저앉아 자꾸 술잔이나 기울이고 있는 영월은 너무 멀다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서강 가에 정자를 짓고 머물렀다. 임형신 시인은 전북 정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