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사천왕석등 곁에 있다가 청동미륵대불 곁으로 다가간 커다란 향로를 받쳐든 희견보살상의 얼굴과 육체는 형편없이 으스러졌다.
한 여인이 무거운 향로를 머리에 이고 고행을 하는 모습이다.
목줄기의 땜질을 비롯해 팔목, 발목 등에도 붕대 두르듯 회칠이 뭉개어져 있다. 이같은 외양은 이 석상이 시달린 세월의 풍화를 짐작케 하지만, 당초부터 만신창이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는게 일반적인 감상법이다.
희견은 혹독한 고행으로 일관한 보살로, 법화경의 ‘약왕보살본사품’은 희견보살이 이룬 소신공양의 행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 보살은 부처에게 공양하기 위해 1,200년 동안 자신의 몸에 향과 기름을 바르고 또한 그것을 먹고 마셨다. 그리고 그 몸을 다시 1,200년 동안 불태워 부처에게 공양했다.
그 과보로 희견은 약왕보살이 되었는데, 사연이 이렇기에 희견보살의 얼굴이 악마가 할퀸 듯한 형상이라고 한다. 한편 희견보살상은 법주사의 창건자로 간주되는 진표율사와 가장 정신적으로 상통하는 인물이다.
진표가 역시 육신에 극한의 고통을 가하는 이른바 망신참(亡身懺)을 수행의 기본방침으로 삼았기 때문인데, 진표가 부안 선계산에 머물면서 바윗돌로 자신의 육신을 내려쳐 마디마디 뼈를 부러뜨리거나 절벽에서 뛰어내렸던 행위가 바로 망신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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