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노인이 스스로 놀리다..

浮石 2005. 9. 20. 13:45

 

      노인이 스스로 놀리다

 
여든 나이에다 또 네 살을 더해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닌데 신선은 더욱 아닐세.
다리에 근력이 없어 걸핏하면 넘어지고
눈에도 정기가 없어 앉았다 하면 조네.
생각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나 모두가 망령인데
한 줄기 숨소리가 목숨을 이어가네.
희로애락 모든 감정이 아득키만 한데
이따금 황정경 내경편을 읽어보네.
 
老人自嘲                                           노인자조
八十年加又四年   非人非鬼亦非仙       팔십년가우사년   비인비귀역비선
脚無筋力行常蹶   眼乏精神坐輒眠       각무근력행상궐   안핍정신좌첩면
思慮語言皆妄녕   猶將一縷線線氣       사려어언개망녕   유장일루선선기
悲哀歡樂總茫然   時閱黃庭內景篇       비애환락총망연   시열황정내경편
 
*김삿갓이 노인의 청을 받아 지은 것으로, 기력이 쇠해서
 근근히 살아가면서도 도가(道家)의 경전을 읽으며 허무에
 심취한 것을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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