寧越 風景

섶다리(판운리)

浮石 2005. 10. 31. 02:53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

 

 

섶다리 /詩

     

         牛 率  오 광 진

 

섶다리에 오르면 빈 마음에

오롯이 모닥불이 피어오른다

겨울날 내 속으로 찾아든 한기는

모닥불에 녹아

그것만으로 나는 좋아라.

 

강물은 나에게 물 흐름을 닮으라 하고

버선발 모듬는 솔가지는 날더러 솔을 닮으라 한다.

 

세상사 돌밭길이라 원망말고

인간사 회자정리(會者定離)라 아쉬워 말라

세속에 찌든 인생 바람에 얹어 날리고

버림의 원통함은 물 흐름에 띄워 보내라 한다.

 

강물의 가르침이어라

섶이 만든 이름이어라

눈물지고 붕어(崩御)한 그이의 뜻이어라.

 

눈 먼 자여 바람으로 읽어라!

귀 먹은 자여 공기로 들어라!

말 못하는 자여 가슴으로 느끼어라!

 

여보게, 나그네.

불면불휴(不眠不休)에 지친 몸 잠시 부려두고

즐풍목우(櫛風沐雨)함은 예에 두고 눈 잠 붙이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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