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어느 여인에게( 贈某女 )

浮石 2005. 11. 4. 11:51

 

        어느 여인에게 

 
나그네 잠자리가 너무 쓸쓸해 꿈자리도 좋지 못한데
하늘에선 차가운 달이 우리 이웃을 비추네.
푸른 대와 푸른 솔은 천고의 절개를 자랑하고
붉은 복사꽃 흰 오얏꽃은 한 해 봄을 즐기네.
왕소군의 고운 모습도 오랑케 땅에 묻히고
양귀비의 꽃 같은 얼굴도 마외파의 티끌이 되었네.
사람의 성품이 본래부터 무정치는 않으니
오늘 밤 그대 옷자락 풀기를 아까워하지 말게나.
 
贈某女                                              증모녀
客枕條蕭夢不仁   滿天霜月照吾隣       객침조소몽불인   만천상월조오린
綠竹靑松千古節   紅桃白李片時春       녹죽청송천고절   홍도백리편시춘
昭君玉骨湖地土   貴비花容馬嵬塵       소군옥골호지토   귀비화용마외진
人性本非無情物   莫惜今宵解汝거       인성본비무정물   막석금소해여거
 

*왕소군은 한나라 원제(元帝)의 궁녀. 흉노 땅에서 죽음.

*마외파는 안녹산의 난이 일어났을때 양귀비가 피난 갔다가 죽은 곳
.

*김삿갓이 전라도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날이 저물어 커다란 기와집을 찾아갔다.
  
주인은 나오지 않고 계집종이 나와서 저녁상을 내다 주었다.

 밥을 다 먹은 뒤에
안방 문을 열어보니 소복을 입은 미인이 있었는데 독수공방하는 어린 과부였다.
  
밤이 깊은 뒤에 김삿갓이 안방에 들어가자 과부가 놀라 단도를 겨누었다.
  
김삿갓이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는 길인데 목숨만 살려 달라고 하자 여인이
운을 부르며 시를 짓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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