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헌 가까운 곳에 선교장의 활래정(活來亭)이 있다. 활래정은 선교장의 정자로 건물의 정교함으로도 알려져 있지마는 현판과 주련 글씨로도 명성이 있다. 이 정자를 지은 이는 구한국 말기에 일제시대에 걸쳐 선교장의 주인이었던 경농(鏡農) 이근우(李根宇) 선생으로 경농집(鏡農集)이라는 문집을 가지고 있는 문사다. 경농집을 살펴보면 거의가 서울의 명사들과 교유를 했다. 강릉 사람으로는 당시 강릉의 명필로 현 강릉여고 앞에 있는 용지기념각(龍池記念閣)의 현판과 대관령 중턱의 암석에 각자되어 있는 대관령 개통기를 쓴 동은(東隱) 최문길(催文吉) 선생과 가장 친분이 두터웠던지 경농집에 여러 번 이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활래정에 강릉 사람의 현판이나 주련은 단 한 장도 없다. 활래정이라는 두 장의 현판 중 한 장은 해강 김규진 선생의 글씨이고 또 한 장은 성당(惺堂) 김돈희(金敦熙) 선생의 것이며 주련은 전부가 농천(農泉) 이병희(李丙熙) 선생의 필적이다. 이들은 다 당대 조선 명필로 널리 알려졌던 서울 사람들로, 정자 건물과 현판 글씨가 격을 맞추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