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퍼런 밤 / 유승도

浮石 2010. 10. 22. 00:00

 

 

 

 

시퍼런 밤

 

                                                유 승 도

 

 눈이 덮인 산속 마을에 보름달이 떴다 낮의 눈부신 햇

살에도 녹을 줄 모르던 눈 위에 달빛이 시리다 엄지손가

락만한 산쥐 한 마리가 부지런히 네 발을 놀리며 눈에 빠

지지 않고 기어간 곡선 그리고 직선의 흔적이 눈 위에 죽

어있다

 멀리 산 아래 마을에 불빛 두어 개 차갑게 빛나고 있는

데 밤이 왜 이리도 환한 것인가 매서운 눈빛이 마을을 둘

러싼 숲 속 나무 사이까지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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