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가을
조미영
너를 만난 가을을
보내고 싶지 않음은
단풍보다 더 붉은
추억이 커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 몫으로 남긴 그리움은
고이 품었다가
싸락눈 내리기 시작하는
겨울속에 내려 놓으련다
흰 눈속에서 또 다시
마주해야 할 추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한라산에 핀 눈꽃
그 눈꽃과 하나 된 절경의 단풍도
네 모습보다 고울까
너를 만난 가을엔
어느 것 하나 이쁘지 않은 말이 없고
어느 것 하나 버릴 단어가 없구나
외로웠던 시간만큼
축복으로 다가오는 너의 이름
찬바람도 스쳐가며 노래한다
내 걸어가는 발자국마다
외로움의 흔적을 지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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