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丁口竹夭(가소롭다)

浮石 2005. 12. 11. 17:32

 

 

丁口竹夭

하루는 김삿갓이 어느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

다음날 식사무렵이 되자 집주인과 그 여편네 눈치가 영 심상치 않았다.

그러던 차에 느닷없이 안주인이 '인량차팔?' 하고

집주인에게 물으니 집주인이 대꾸하여 가로되 '월월산산'하는

것이었다. 이를 듣고 있던 김삿갓이 생각하여 보니,

'인량차팔?'은 '食具(人+良 且+八)?'이니 '식사준비를 할까요?'하는 소리이고,

'월월산산'은 '朋出(月+月 山+山)'이니 '이친구 가거들랑 차리라'는 소리렸다.

 

한마디로 공자앞에서 문자쓰고 뻔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 아닌가 ?

 

그리하여 김삿갓이 한마디 하기를

'견자화중아 정구죽요로다' 하고 떠났다고 하는데 그 뜻인즉슨,

'猪種(犬者禾重)아 可笑(丁口竹夭)롭다'이니

'에라 이 돼지같은 새끼들아 가소롭도다'

 

시덥잖은 파자(破子)지식으로 대가앞에서 까불던 인색한 시골부부를

통쾌하게 꾸짖은 김삿갓 다운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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