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에서 부석사로 가다보면 소수서원에 연이어서 새로운 민속촌을 만난다. 2004년 9월 22일에 개촌한 선비촌이다.
유교문화의 본고장이라 자처하는 영주 땅에서 고유의 선비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이곳은 1만7,000여 평 대지에 세워진 매머드급 민속촌. 영주의 고택 열두 채를 원형대로 재현한 '문화 역사 테마파크'라 할만하다. 또한 선비촌은 소수서원과도 연결되어 있는데, 입구에서 죽계천을 따라 아래로 30여미터만 내려가면 바로 소수서원이고, 소수서원과 죽계천을 사이에 두고 소수박물관과도 연계되어 있다.
선비촌의 모토는 조선시대 양반과 상민의 생활상을 두루 체험할 수 있는 전통 체험 마을로, 옛날의 고리타분한 '선비' 빼고는 당시의 모든 걸 다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
조선시대 저잣거리에서 고래 등 같은 기와집, 초가, 정자, 물레방아, 대장간, 곳간까지 무려 76채의 건물로 저자거리와 전통골목까지 꾸며놓았다. 특히 영주 주변의 유명 가옥들을 옮겨와 조성해 놓은 전통 기왓집은 실제로 사람이 사는 듯 꾸며놓았다.
방마다 삼층장과 자개장이 놓여 있고 벽엔 도포까지 걸려 있다. 부엌엔 가마솥·주전자·놋그릇이 가지런하고 가옥마다 글 읽는 선비, 가야금 뜯는 선비 등 양반가의 생활 모습을 인형으로 재현해 놓기도 했다. 또한 이곳에 옮겨놓은 열두채의 전통 가옥에서는 실제 숙박도 가능하다.
선비촌에서 제일 규모가 큰 가옥은 두암고택. 6칸 대청에 방만 다섯 개. 부엌, 외양간, 마루방, 문간채, 곳간까지 갖추었다. 또 한곳 눈여겨 볼 곳은 해우당고택. 수천 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자개장이 놓인 안방이 눈길을 끈다.
양반가의 기왓집 옆으로는 초가집들이 담을 맛대고 있다.
이들집들은 전부 옛날 방식을 따라 황토와 집을 섞어 만들었다. 가을이면 이곳 초가지붕위로 하얀 박이 열리고, 마당가엔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피어 운치를 더한다.
초가집들에서도 숙박을 할 수 있다.
죽계교를 넘어 선비촌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저자거리다. 양쪽으로 선물점과 식당들이 꼭 조선시대의 번화한 거리를 연상케 한다. 이를 지나면 야외 공연장이 넓게 펼쳐지고 오른쪽으로 죽계루가 서 있다. 죽계루옆의 다리를 건너면 제법 넓은 고샅길이 좌우로 펼쳐진다. 왼쪽으로 가면 주로 초가집들이 주를 이루는 평민마을. 오른쪽엔 두암고택과 해우당고택을 비롯한 열두채의 양반가옥들이 널찍하니 자리잡고 있다. 이들을 잇는 작은 골목과 개울가 둔덕에는 야생화들을 심어놓아 볼거리를 더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