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金剛山 1

浮石 2004. 12. 15. 16:31

[금강산1]

김삿갓 그가 그토록 바라던 금강산에 도착하니 산골짜기에서는 구슬처럼 맑은 물이기운 차게 흘러내리고 있고, 주위에는 온갖 나무들이 꽉 들어차 있어서, 어디를 보아도 선경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금강산 속의 나무들은 아무런 근심 걱정도 없이 무럭무럭 자라난 귀공자 처럼 기품이 있어 보였다.
그나 그뿐이랴.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조차 염불소리, 목탁 소리와 함께 어울려서 들려 오는 것이 아닌가.

[아아, 금강산은 산과 물만이 좋아서 명산이 아니라,
염불소리와 목탁 소리와 물소리와 바람 소리도 함께 어울리는 <교향악의 전당>이기도 하구나!]

예로부터 금강산에는 절이 많기로 유명하였다 한다. 그림 같은 선경 속을 정신없이 걸어가다 문득 눈을 들어보니, 저 멀리 산봉우리 위에 하얀 반달이 걸려 있었다.
걸음을 걸어가니 달은 사람을 따라오는 것만 같았다.
그리하여 김삿갓은 이태백의 시가 연상되었다.

하늘에 달이 떠 있기 몇몇 헤던고
내 이제 술잔 들고 물어 보노라
사람이 달에는 오를 수 없으나
달은 저절로 사람을 따라오네.

 靑天有月來幾時(청천유월래기시)
我今停盃一問之 (아금정배일문지)
人攀明月不可得 (인반명월불가득)
明行却興人相隨 (명행각흥인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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