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길가에서 처음 보고

浮石 2005. 9. 17. 21:28

       길가에서 처음 보고
 
그대가 시경 한 책을 줄줄 외우니
나그네가 길 멈추고 사랑스런 맘 일어나네.
빈 집에 밤 깊으면 사람들도 모를테니
삼경쯤 되면 반달이 지게 될거요. -김삿갓
길가에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 눈 가리기 어려우니
마음 있어도 말 못해 마음이 없는 것 같소.
담 넘고 벽 뚫어 들어오기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내 이미 농부와 불경이부 다짐했다오. -여인
 
街上初見  가상초견

芭經一帙誦分明   客駐程참忽有情                     
파경일질송분명   객주정참홀유정

虛閣夜深人不識   半輪殘月已三更 -金笠詩        
허각야심인불식   반륜잔월이삼경 -김립시

難掩長程十目明   有情無語似無情                     
난엄장정십목명   유정무어사무정

踰墻穿壁非難事   曾與農夫誓不更 -女人詩        
유장천벽비난사   증여농부서불경 -여인시
 

*김삿갓이 어느 마을을 지나는데 여인들이 논을 메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한 미인이 시경을 줄줄 외우고 있어서 김삿갓이 앞구절을 지어 그의 마음을 떠 보았다.
  
그러자 여인이 뒷구절을 지어 남편과 다짐한 불경이부(不更二夫)의 맹세를 저 버릴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j174.jpg
0.0MB

'김삿갓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생 가련에게  (0) 2005.09.17
어느 여인에게  (0) 2005.09.17
지관을 놀리다  (0) 2005.09.17
지사를 조롱함  (0) 2005.09.17
요강  (0) 200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