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훈장을 훈계하다

浮石 2005. 9. 17. 21:32

       훈장을 훈계하다
 
두메산골 완고한 백성이 괴팍한 버릇 있어
문장대가들에게 온갖 불평을 떠벌리네.
종지 그릇으로 바닷물을 담으면 물이라 할 수 없으니
소 귀에 경 읽기인데 어찌 글을 깨달으랴.
너는 산골 쥐새끼라서 기장이나 먹지만
나는 날아 오르는 용이라서 붓끝으로 구름을 일으키네.
네 잘못이 매 맞아 죽을 죄이지만 잠시 용서하노니
다시는 어른 앞에서 버릇없이 말장난 말라.
 
訓戒訓長                                           훈계훈장
化外頑氓怪習餘   文章大塊不平噓       화외완맹괴습여   문장대괴불평허
여盃測海難爲水   牛耳誦經豈悟書       여배측해난위수   우이송경기오서
含黍山間奸鼠爾   凌雲筆下躍龍余       함서산간간서이   능운필하약용여
罪當笞死姑舍己   敢向尊前語詰거       죄당태사고사기   감향존전어힐거   
 
*김삿갓이 강원도 어느 서당을 찾아가니 마침 훈장은 학동들에게
고대의 문장을 강의하고 있는데 주제넘게도 그 문장을 천시하는
말을 하고 김삿갓을 보자 멸시를 하는 것이었다.
이에 훈장의 허세를 꼬집는 시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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