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임형신
바다가 바다를 버렸다
군자만(君子灣), 소금 창고가 빗물에 풀리고
속살의 바다는 자꾸 뒷걸음친다 그런 바다에
어깨 빠진 폐선의 쇄골을 붙안고
구석에 웅크린 포구는 치통을 앓는다
짠맛을 잃어버린 바람이 마른 뺨을 훓고 있다
바다가 바다를 버릴 수도 있다
늦은 새떼들 오던 길 되돌아가고
수로를 따라 첨탑들이
포구를 에워쌌다
기치 창검의 날을 번쩍이며
중심을 겨냥해서 오고 있다
해식 동굴로 들어 간 아이는 오래도록
행방을 알 수가 없다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새 / 유승도 (0) | 2010.10.09 |
---|---|
가을 (0) | 2010.10.07 |
피노리/임형신 (0) | 2010.04.22 |
햇빛 한 줄기 버려져 있다 /임형신 (0) | 2010.04.19 |
사월의 아내 (0) | 2010.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