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웃음(유승도시집)

浮石 2010. 10. 13. 11:04

 

  

1960년 충남 서천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 1995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 <나의 새> 외 9편의 시가 당선되어 등단한 유승도시인의 두 번째 시집. 시인이 살고 있는 영월에서의 삶, 그 자연을 배경으로 한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가 강원도 망경대산 중턱에서 농사 지으며 쓴 것들로, 생생한 자연의 모습이 담겨 있다. 

자연 그대로의 수사(修辭)인 한 줄 한 줄의 풋풋한 시구들. 유승도의 이번 시집은 의성어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빈농(貧農)을 망가뜨리는 야생과 서로 다투며 살아가는 이 소리로의 공생은 그가 자연과 어울려서 나누는 대화처럼 수수롭게 솟아오른다. 온갖 새소리, 짐승 소리, 풀벌레 소리, 개울물 소리, 바람 소리, 스적이는 나뭇잎 소리, 이 생생한 자연음들은 귀담아 적어내는 낯선 소음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가 자연의 일부였기 때문에 일상어로 받아 적은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야성은 척박하지 않다.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머금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의 시편들은 자연의 숨결과 맥박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진솔한 마음의 손으로 시인이 쓰다듬는 풀꽃 한 송이. 심경에서 돋아나는 이름 모를 새소리, 거기에는 손때를 거부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감칠맛이 스며 있다. 무겁지고 가볍지도 않은 시의 무게감, 첫 시집 이래 줄기차게 인위와 거리를 두어온 것이 그의 시편들이지만, 이번 시집은 사람 사는 일 자체로 자연다워지려는 이 시인의 본연(本然)이 첫 시집보다 한결 숫되게 펼쳐져 있다 해야 할 것이다. 그만의 숫기를 더욱 북돋운 바탕은 무엇이었을까.  - 김명인 (시인) 
 

 

 

 

 

시인의 말

 

3일 동안 생각해도
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할 말이 없다

2007년 겨울    유 승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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