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욕윤가촌(辱尹哥村)

浮石 2010. 11. 18. 00:00

 

 

 

욕윤가촌(辱尹哥村)

 

 

東林山下春草綠

大丑小丑揮長尾

동림산하에 춘초록하니

대축소축이 휘장미라

 

五月端陽愁裡過

八月秋夕亦可畏

오월단양은 수리과하고

팔월추석도 역가외라

 

 

 

윤씨를 욕하다

 

동림산 아래에 봄풀이 푸르렀으니

큰 소 작은 소 모두가 긴 꼬리 흔드네

 

오월 단오에는 근심으로 지내고

팔월 추석에도 어찌 넘기나 두렵기만 하네.

 

* 잠자리를 구하려고 어슬렁거리던중에 어느 큰대문 집에서 오ㅑㄱ자지껄 떠드는 사람소리가 나기에 이 집을 찾았다.

장가든 아들이 재행길에서 돌아왔다는것.

과객이니 술이라도 한 잔 얻어 먹자고 청했더니 하인놈보고 이르는 주인의 말이 쉰밥이라도 있으면 한술 주란다.

인심 고약한 이 집 주인은 윤씨 성을 가진 노인인데 이 마을은 곧 윤씨가 많이 모여사는 윤가촌(尹哥村)이란다.

윤가촌에서 받은 괄시에 울화가 치밀어 윤씨를 조롱하는 시 한 수를 지어 그집에 던져놓고 떠났다.

丑(소 축)자에 꼬리가 달리면 尹(윤)자가 된다는데서 소가 꼬리를 흔든다는 표현으로 윤씨를 욕했다.

그리고 소는 으례 명절 때면 많이 잡아서 쓰기 때문에 단오와 추석이란 명절을 예로 들어 소의 수난을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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