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사
임형신
기쁠 것도 슬플 것도 없는
날에
잎이 돋는다
이 빠진 항아리들이 견디는 세월 곁에
미모사 새움 돋는다
작은 바람에도 크게 흔들이는
엷은 미모사
흐린 날에는 울음이
잎으로 베어난다
혼자
자주 놀라는
미모사와 함께
흔들이는 절망의 가지 끝에서
또 다른 절망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고 있을 때
이웃집 사람 하나
죽어 나간다
죽음을 전송하는 바람 소리만
펄펄 살아 있는
날
-[사람의 문학]. 201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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