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은/임형신

浮石 2015. 10. 13. 19:29




 

수련은


    

                           임형신 

  마을과 마을을 너무 급히 지나왔다

  평발의 구름 오래 머물다 가는 못에는 지친 내색도 없이 늘

  제 자리에서 웃고 있는 수련

  한곳에서 일생을 머물다 가는 수련의 작은 못은 또 하나의 코스모스 

  귀 기울이면 실타래처럼 풀어내던 어머니의 이야기를

  수련은 들려주고 있다 대숲에 바람이 이는 작은 집 울안에서

  평생을 보낸 어머니의 작은 우주를

  수련의 이야기를 듣다 오는 길 뒤돌아보면 호수는 큰 눈 눈물

  가득 산모퉁이까지 나와 서 있다

  마을과 마을을 너무 급히 지나왔다 우연히 길을 가다

  내게 온 작은 우주 평발의 구름 지친 발 담그고 있는 호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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