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송악산

浮石 2017. 11. 20. 06:00


멀리 보이는 산이 송악산이고, 앞에 보이는 마을이 사계항이 있는  안덕면 사계리이다.

한 봉우리가 모자란 99봉이어서 맹수가 전혀 없다는 송악산은 그 얘기만큼이나 여러개의 크고 작은 완만한 봉우리들이 모여 이루어졌다.
높이가 해발 180m인 주봉을 중심으로 서부쪽은 넓고 평평한 초원지대이며 주위에 서너개의 봉우리가 형성되어 있다. 주봉에는 둘레 500m, 깊이 80여m의 분화구가 있는데 그 속에는 아직도 검붉은 돌들이 남아 있다. 분화구인 탓에 온통 붉은 '송이'로 되어 있다. 난과 분재를 키우는 이 송이는 돌 자체에 기포와 영양분이 담긴 것들이다. 물이 쉬 마르지 않고 수분이 적당하게 유지되어 식물이 썩지 않는다고 한다.

[제주 송악산 해안 일제 동굴진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313호
지정내역      일곽 면적 9,096㎡ 동굴 15기
지정(등록)일  2006년 12월 4일
소 재 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194-2번지 및 지선 공유수면
시 대           일제강점기          

송악산 진지동굴

송악산 해안절벽에는 15개의 인공동굴이 뚫려있는데, 너비 3-4m, 길이 20여m에 이르는 이 굴들은 성산일출봉 주변의 인공동굴처럼 어뢰정을 숨겨놓고 연합군의 공격에 대비했던 곳이다.
제주도(濟州島)에 남아있는 많은 일제 침탈의 현장. 이 해안지역만이 아니라 도내 중산간지역에도 각종 토치카시설과 주둔했던 흔적이 있다. 2차대전 당시 수십만명이 희생된 오키나와. 연합군이 만일 오키나와로 상륙하지 않고 제주도(濟州島)로 상륙했다면 일본군은 아마도 제주 섬사람들을 볼모로 오키나와처럼 옥쇄지역으로 삼았을는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제주도(濟州島) 곳곳에 남은 전쟁의 찌꺼기. 아직까지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한반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한국내 최대의 일제시대 군사유적지인 것이다. 아름다운 제주의 결코 아름다울 수 없는 비운의 흔적이다.


마라도유람선 선착장에서 송악산 전망터까지는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고 전망터에서 바라보는 형제섬, 산방산의 모습과 송악산 밑 바닷가 해안절벽 절경은 관광객들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멀리 마라도, 차귀도가 손에 잡힐듯 보이고, 또한 송악산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면 자산이 마치 섬이나 바다 한가운데서 한라산을 바라보는 듯한 신비한 느낌이 들곤 한다.


대정읍 상모리 산이수동에 소재한 송악산은 하늬바람의 매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송악산은 다른 오름과 달리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모여서 만들어졌다. 일설에 의하면 99개의 작은 봉우리가 모여 있는 99봉이라고 불린다.
한라산처럼 웅장하거나 다른 오름처럼 그 자체에서 뿜어내는 감동은 적지만 송악산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주변 경관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마라도와 가파도, 형제섬이 눈앞에 떠있고, 쪽빛 태평양이 끝없이 펼쳐져 눈이 다 시리다. 북쪽으로는 멀리 한라산이 우뚝 솟아있고, 모슬포 시가지가 한 눈에 펼쳐져 눈을 즐겁게 한다. 바다를 씻겨온 알싸한 바람의 감촉은 송악산을 올라서야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송악산은 '절울이'라는 속명처럼 파도와 바닷바람이 센 곳이다. 송악산은 오름의 남동사면에 화산쇄설성 퇴적층과 용암으로 구성된 해안절벽이 펼쳐져 있는데 그 '절벽에 파도가 부딪쳐 울린다'고 해서'절울이'란 이름이 붙었다. '절'은 파도의 제주어다. 제주 사람들은 '파도가 친다'는 말을 '절이 운다'고 표현한다.


바닷가 절벽에는 일제 때 파놓은 일본진지 동굴이 아직도 남아있어 지난날의 아픈 역사를 웅변하고 있다. 탄약고가 있었던 송악산 알오름인 섯알오름은 6·25 후 예비검속된 한림, 대정 지역의 주민 200여 명을 대정읍 곡마창고에서 이송시켜 무차별적으로 학살한 통한의 학살터이기도 하다. 이들 주민들은 무고한 양민과 보도연맹원, 4ㆍ3 당시 체포됐다가 석방된 사람들로 정부는 6·25후 예비검속이란 이름으로 이들 주민을 대량으로 학살했다. 그때 학살된 주검은 6년 후에야 겨우 유족들에 의해 수습됐는데 그 때 수습된 132구의 유구들은 누가 누구인지 몰라 유족들은 '조상은 일백이요, 자손은 하나'라는 뜻의 백조일손(百祖一孫) 묘역을 조성했다. 백조일손지지에서는 매년 위령제가 열리기도 한다.


송악산은 단성화산(單性火山) 이면서 2개의 화구를 가지는 이중분화구다. 분화구에는 아직도 검붉은 화산재가 남아있어 제주특별자치도의 형성사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송악산 기슭으로 바다를 따라 길이 나 있는데 시멘트로 포장돼 있다. 오름 자락 끝까지 오르면 주변 바다 광경을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 인근에는 제주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포장마차도 들어서 있다. 포장도로를 따라 전망대까지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다. 가는 길에 일본인들이 일제 때 파놓은 진지동굴도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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