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내 삿갓(詠笠)

浮石 2005. 12. 16. 00:22

 

 

 
내 삿갓
 

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아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 구경하네.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하늘 가득 비바람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詠笠 영립
                 

 

浮浮我笠等虛舟   一着平生四十秋       

부부아립등허주   일착평생사십추

 

牧堅輕裝隨野犢   漁翁本色伴沙鷗       

목수경장수야독   어옹본색반사구

 

醉來脫掛看花樹   興到携登翫月樓       

취래탈괘간화수   흥도휴등완월루

 

俗子依冠皆外飾   滿天風雨獨無愁       

속자의관개외식   만천풍우독무수

 

*자신의 조부를 탄핵하고 시작한

방랑 생활.

언제나 벗이 되어 주며 비바람에도

몸을 보호해 주는 삿갓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