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스무나무아래(二十樹下三十客)

浮石 2005. 12. 17. 00:44

 

 

김삿갓의 해학 가운데 비교적 많이 알려진 것이 "스무 나무 아래 서러운 나그네.."로 시작하는 <이십수하(二十樹下)>라는 시이다.

 

二十樹下三十客

四十家中五十食

人間豈有七十事

不如歸家三十食

시에서 二十은 스무이고, 三十은 서러운 또는 설은이고, 四十은 마흔, 곧 망한, 망할을 뜻한다. 五十은 쉰, 七十은 일흔, 곧 이런이 된다.

그런데 <이십수하>라는 시 제목을 잘 보면 상당히 심한 욕임을 알 수 있다. '수'를 나무 또는 놈 등 훈으로 읽으면 '수하'는 '놈아'가 된다.

이십은 경음으로 읽으면 욕을 음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점잖게 해석하면

 

스무 나무 아래 서러운 나그네,

망할 놈의 집에서 쉰 밥을 먹는구나,

인간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는가.

차라리 집에 돌아가 설은 밥을 먹으리.

로 되는데, 스무 나무라는 말은 앞에서 설명한 대로 심한 상소리 욕이기에 그냥 이렇게 점잖게 표기하는 것이다.

'김삿갓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반론 (兩班論)  (0) 2005.12.19
서당 욕설시(辱說某書堂)  (0) 2005.12.17
내 삿갓(詠笠)  (0) 2005.12.16
狗喪儒聚(구상유취)  (0) 2005.12.16
개구리 (蛙)  (0) 200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