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떨어진 꽃(落花吟)

浮石 2005. 12. 23. 06:17

 

 

 

        떨어진 꽃
 
새벽에 일어나 온 산이 붉은 걸 보고 놀랐네.
가랑비 속에 피었다 가랑비 속에 지네.
끝없이 살고 싶어 바위 위에도 달라붙고
가지를 차마 떠나지 못해 바람 타고 오르기도 하네.
두견새는 푸른 산에서 슬피 울다가 그치고
제비는 진흙에 붙은 꽃잎을 차다가 그저 올라가네.
번화한 봄날이 한차례 꿈같이 지나가자
머리 흰 성남의 늙은이가 앉아서 탄식하네.
 
落花吟                                              낙화음
曉起飜驚滿山紅   開落都歸細雨中       효기번경만산홍   개락도귀세우중
無端作意移粘石   不忍辭枝倒上風       무단작의이점석   불인사지도상풍
鵑月靑山啼忽罷   燕泥香逕蹴全空       견월청산제홀파   연니향경축전공
繁華一度春如夢   坐嘆城南頭白翁       번화일도춘여몽   좌탄성남두백옹
 
*초목과 꽃이 풍성한 봄이 지나감을 아쉬워하여 읊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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