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안동 헛제사밥

浮石 2006. 5. 17. 10:26

 

 

헛제사밥 유래

최홍년(崔汞年)의 <해동죽지(海東竹枝)>(1925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제사를 지낸 음식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제사밥을 먹지 못하므로 제사음식과 같은 재료를 마련하여 비빔밥을 먹는데 이것을 헛제사밥이라 한다. 안동지역에서는 유교문화의 본 고장으로 의례 중 제사를 더욱 숭상하여 왔던 것으로 여겨져 다른 지역과 다르게 헛제사밥이 유명하다.
헛제사밥의 유래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유명한 서원이 많은 이곳 유생들이 쌀이 귀한 시절 제사음식을 차려놓고 축과 제문을 지어 풍류를 즐기며 거짓으로 제사를 지낸 후 제수음식을 먹었다는 설, 제사를 지낼 수 없는 상민들이 쌀밥이 먹고 싶어 그냥 헛 제사음식을 만들어 먹은 데서 시작했다는 설 등이 있다.

 

 

안동(安東)은 퇴계 이황, 서예 유성룡등 조선 시대 정치와 사상계를 이끌어 나간
사림(士林)들을 배출한 유래있는 양반의 고장이다.
양반 문화의 바탕이 된 성리학적 주자가례가 오랜 시간 전헤내려오면서
독특한 문화가 생겨났으니 예(禮)를 입각한 제사문화가 그것이다.

제사가 끝나면 참석하였던 사람들이 둘러앉아 제상에 올랐던 음식을 나누어 먹는데
이를 음복(飮福)이라 하고 음복상에 비빔밥처럼 나오는 것을 제사밥이라 하는데
조상에게 제사지내지 않고 상위에 올려진 까닭에 헛제사밥이란 이름이 나오게 되었다.
헛제사밥은 제사상의 음복을 축소한 것으로 유교(儒敎)의 고장
안동의 고유한 음식문화를 잘 보여주는 향토음식이다.

 

헛제사밥은 그 유래가 제사 음식이기 때문에, 음복상에서의 모습 그대로이다.
제사에 사용되는, 각종 나물(고사리,도라지,무,콩나물,시금치,가지,토란 등) 한 대접과
각종 전(煎,명태전,두부전 등)과 적(炙,어물과 육류를 꼬지에 끼워 익혀낸 산적)이 한 접시 나온다.
또 탕(湯-주로 쇠고기에 무와 두부가 들어간 육탕)과 깨소금 간장 종지 그리고 밥 한 그릇이 나온다.

이렇게 설명하니 무슨 비빔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혹자는 경상도식 비빔밥이라고 하면 알아듣기 편하고,
종교적·문화적 이질감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헛제사밥은 헛투로 만든 제사 음식이다. 악의 없는 거짓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적·문화적 이질감이 없이 편하게 유교식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헛제사밥의 가장 중요한 설명은 먹는 법이다.
고추장을 넣지 않고, 깨소금 간장으로 간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제사밥이니까 당연히 그러해야하고 제 맛이 난다.
특히 상어와 고등어, 쇠고기 산적이 별미이며, 오래 끓인 탕은 맛이 담백하고 깊어
제사 음식의 고유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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