寧越 이야기

보덕사 해우소

浮石 2006. 8. 19. 00:10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132호인 영월 보덕사 해우소는 1882년에 지어져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화장실이라 할 수 있다.

보덕사는 영월의 주산인 발산의 서쪽 기슭에 서향으로 자리 잡은 고찰이다.

신라 문무왕 8년(668)에 의상조사가 창건하고 지덕사라 하였다 하며, 1457년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봉 되어 유배 되었을 때 노릉사로 불리기도 하였다.

영조 2년(1726년) 태백산 보덕사로 개칭하고 장릉의 능찰이 되었다. 현재는 극락보전, 사성전, 칠성각, 산신각 등만이 남아 있는 작은 사찰이지만 다시 한번 재조명하여야 할 가치 있는 사찰이라 할 수 있다.

2000년 보수공사 때 상량문이 발견되어 중건 시기가 밝혀진 극락보전은 물론, 사찰의 격 자체가 역사적으로 재조명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해우소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3량구조의 누각식 건물로 서향하고 있는 보덕사 입구 바깥 북쪽으로 약간 떨어진 경사지에 위치하고 있다.

보통 사찰의 해우소는 경사지에 2층 누각식으로 세우고 위층에서 떨어지는 대소변이 아래층 땅 바닥에 그대로 쌓이게 하고 이를 다시 사용하였으며, 보덕사의 해우소도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건물은 평주를 사용하여 구성하는 전형적인 중층 누각식 구조방식이다. 하층의 굵은 원기둥을 인방으로 긴결한 위에 귀틀을 짜 얹고 그 위에 상층 기둥을 세워서 상하층을 연결하고 있으며, 하층 귀틀 간에는 동귀틀을 건너질러 구조를 보강하고 있다.
 

그리고 상층의 각기둥 위에 얹은 대들보는 홍예보 형태로 처리하였고, 그 위에 대공을 세우고 종도리를 얹었다. 지붕은 홑처마의 맞배지붕으로 처리하였고, 고미반자를 시설하였다.

내부공간은 도리방향으로 전후 2열로 나누어 각각 6칸씩의 대변소를 배치하면서 전후면 벽을 따라 통로를 설치하였으며, 각 칸의 전면은 열려있고 측면과 후면은 막혀있어 사용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다.

판벽으로 외장을 마감한 보덕사 해우소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준다. 하층의 경우, 후면 출입구 하부와 그 우측 두 칸에 각각 자연석 계단과 와편쌓기 마감을 한 이외의 나머지 전면과 양측면에는 모두 판벽을 설치하였다.

전면 어칸에는 인분 제거시 드나 들도록 판문을 설치하였다.

상층에는 출입 칸을 제외한 모든 칸의 상인방까지 판벽을 설치하였고, 그 상부는 개방시켰다. 그리고 상층 판벽에는 직사각형과 십자형의 통기구를 설치하였다.

전면 중앙에 있는 애교스런 모습의 십자형 통기구가 표정에 변화를 주고 있다. 상층의 각기둥에 비하여 하층 원기둥은 매우 굵어서, 일반적인 2층 누각식 건물의 상하층 기둥 비례를 벗어나고 있는 듯 하나, 이는 항상 습기를 피할 수 없는 해우소 건물의 기능상 하층에는 매우 굵은 재목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아 있는 전통 해우소는 그리 많지 않다. 전국적으로도 매우 귀한편이다. 승주군 선암사 해우소 등 몇 개소만이 남아 옛 자취를 더듬게 할 뿐이다.

그래서 보덕사 해우소는 더욱 빛이 난다.
 

<박경립 강원대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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