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흥월리 방씨네 우공

浮石 2006. 9. 12. 09:08

 

 

 

뱀에게 코를 물리고, 개한테 귀를 물려 수난을 당했던 흥월리 방씨네 불쌍한 우공

 

 

방씨네 소
                       

                                 임 형 신                          
                                   

봄풀이 기를 쓰고 일어나는 꽃상여 길,

저물도록  혼자 놀다 돌아온다 흥월리 방씨네 소,

지난 겨울 사냥개에게 귀를 뜯긴 뒤로 큰눈 더 크게 뜨고 먼곳을 자주 본다


올봄엔 개복숭아나무 아래 왕고들빼기 맛있게 먹다

혼자 놀고 있는 까치독사와 눈이 마주첬다

겁 없이 눈 굴리며 가까이 다가가다 콧잔등 물려 한사흘 정신없이 앓다 일어났다


 

돌들이 돌아다니는 아뭇고랑 감자밭,

누운돌 보습에 걸려 완강한 환도뼈 출렁거린 날은

밤새 무너지지 않으려 바람벽 붙들고 날을 샌다


방씨할아버지 해묵은 기침소리 자지러진다

꽃상여 길에서 왕고들빼기나 뜯다가 돌아오는 일도

올해로 마지막 일듯 떨어지는 해가 투막집을 불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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