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사람이 나그네를 쫓다 개성 사람이 나그네를 내쫓다 고을 이름이 개성인데 왜 문을 닫나 산 이름이 송악인데 어찌 땔나무가 없으랴. 황혼에 나그네 쫓는 일이 사람 도리 아니니 동방예의지국에서 자네 혼자 되놈일세. 開城人逐客詩 개성인축객시 邑號開城何閉門 山名松嶽豈無薪 읍호개성하폐문 산명송악개무신 黃昏逐客非.. 김삿갓의 詩 2005.01.12
강좌수가 나그네를 쫓다 강좌수가 나그네를 쫓다 사당동 안에서 사당을 물으니 보국대광 강씨 집안이라네. 선조의 유풍은 북쪽 부처에게 귀의했건만 자손들은 어리석어 서쪽 오랑캐 글을 배우네. 주인은 처마 아래서 갓을 숙이며 엿보고 나그네는 문 앞에 서서 지는 해를 보며 탄식하네. 좌수 별감이 네게는 분에 넘치는 일이.. 김삿갓의 詩 2005.01.12
가난이 죄 가난이 죄 지상에 신선이 있으니 부자가 신선일세. 인간에겐 죄가 없으니 가난이 죄일세. 가난뱅이와 부자가 따로 있다고 말하지 말게나. 가난뱅이도 부자되고 부자도 가난해진다오. 難貧 난빈 地上有仙仙見富 人間無罪罪有貧 지상유선선견부 인간무죄죄유빈 莫道貧富別有種 貧者還富富還貧 막도빈.. 김삿갓의 詩 2005.01.12
야박한 풍속 야박한 풍속 석양에 사립문 두드리며 멋쩍게 서있는데 집 주인이 세 번씩이나 손 내저어 물리치네. 저 두견새도 야박한 풍속을 알았는지 돌아가는 게 낫다고 숲속에서 울며 배웅하네. 風俗薄 풍속박 斜陽鼓立兩柴扉 三被主人手却揮 사양고립양시비 삼피주인수각휘 杜宇亦知風俗薄 隔林啼送不如歸 두.. 김삿갓의 詩 2005.01.12
竹詩 대나무 시 이대로 저대로 되어 가는 대로 바람치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저대로 맡기리라. 손님 접대는 집안 형세대로 시장에서 사고 팔기는 세월대로 만사를 내 마음대로 하는 것만 못하니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지나세. 竹詩 .. 김삿갓의 詩 2005.01.12
[論鄭嘉山忠節死] [ 論鄭嘉山忠節死 (논정가산충절사) 嘆金益淳罪通于天 (탄김익순죄통우천) ] <백일장 시제> <정가산의 충성스러운 죽음을 논하고, 김익순의 죄가 하늘에 이를 정도였음을 통탄해보라.> 김삿갓 그의 본명은 김병연이다. 그렇다면 김병연 그가 왜 김삿갓을 자처하고 한평생을 방랑했는가!! 그 원.. 김삿갓의 詩 2004.12.16
[火爐] [화로] 김삿갓이 어느날은 산길을 가다 날이 저물어 우연히 변서방이라는 사람의 집에 가서 머물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마누라가 아이들과 함께 친정에 가고 없어서, 오늘밤은 나 혼자예요, 방에 들어가 잠시만 기다리세요] 변서방은 방안에 들어와 등잔불을 켜 주었다. 살림 기구라고는 방 한복판에 .. 김삿갓의 詩 2004.12.16
[죽 한 그릇의 정성] [죽 한 그릇의 정성] 그렇게 검소한 변서방집에서 저녁을 먹는데 변서방은 삶은 감자 한 소쿠리와, 네다리 소반위에 죽그릇을 놓아 가지고 들어오며 말한다. [몹시 시장하셨지요?] 그런데 소반 위에는 죽이 한 그릇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사람은 둘인데 죽은 왜 한그릇만 가져 오셨소?] 변서방.. 김삿갓의 詩 2004.12.16
새색시의 죽음 [새색시의 죽음] 아내를 잃고김삿갓이 어느 산골을 넘어가고 있는데 너무도 애달프고 구슬픈 곡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소리를 따라 가보니 초라한 오두막집에 사십 세 가량 되어 보이는 사나이와 오십이 넘었을 듯싶은 노파가 시체를 부둥켜잡고 울고 있는데 시체를 눈여겨 보니 스무살도 채 못 돼 보.. 김삿갓의 詩 2004.12.16
[거지의 죽음] [거지의 죽음] 김삿갓은 언덕길을 혼자 걸어 가고 있었다. 기나긴 고갯길을 무심히 걸어 올라오다가, 별안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좁다란 오솔길 위에 시체 하나가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세히 보니, 언제 죽었는지 몰라도 썩어 가는 시체에는 파리 떼가 득실거리고 있었다. 시체 옆에는 쌀이 조.. 김삿갓의 詩 2004.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