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통증은 응급실을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응급실 입원 환자의 약 2%를 차지한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진단을 받고 그에 따른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국대병원 제공  
 


S사 과장인 45세 박인학(남·가명) 씨는 축구와 등산 등 운동을 즐겨하는 운동마니아. 평소 건강했던 그는 3개월 전부터 퇴근 후 피트니스 클럽에서 달리기를 하면 가끔 1~2분 정도 가슴이 뻐근한 증상이 생겼지만 멈추게 되면 금방 좋아져서 담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그러다 최근 회사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서 일하는 중에도 간간히 답답한 증상이 생기게 되어 많이 걱정이 된다. “이러다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닐까?”, “지금 응급실을 가야 하는 게 아닐까?”하는 고민을 한다.

◆통증 느끼면 즉시 응급진료 받아야

가슴통증은 응급실을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응급실 입원환자의 약 2%를 차지한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다행히도 모든 가슴통증이 심혈관계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폐, 식도, 늑막, 흉곽(갈비뼈, 근육, 피부, 신경 등), 췌장, 위, 담도, 종격동 등 다른 신체기관의 질환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고, 정서불안이나 신경이 예민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을 받고 그에 따른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중 가장 심각하고 치명적인 원인으로 허혈성 심장질환, 대동맥 박리 및 폐색전증 등을 들 수 있고, 이 질환들은 응급진료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 등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갑자기 시작된 매우 심한 흉통, 심장질환의 병력, 의식의 변화, 호흡 곤란의 동반, 심한 어지러움의 동반이 있는 경우에는 응급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막힌 혈관 뚫어주지 않으면 심근 괴사로 돌연사까지

동맥혈관의 내벽은 아무런 이물질이 붙어 있지 않은 깨끗한 파이프와 같은데, 콜레스테롤과 여러 가지 찌꺼기가 끼는 현상을 동맥경화라고 한다. 동맥경화가 심장의 관상동맥에 일어나면 혈관이 좁아져 피가 잘 흐르지 못하고 심장근육에 산소 부족이 일어나 가슴이 조여들고 무거운 돌로 눌러 놓은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협심증은 전형적으로 가슴 중앙에, 뻐근하거나 짓누르는 듯한 통증을 일으키며 때때로 왼쪽 어깨 또는 왼쪽 팔의 안쪽, 윗배 쪽이나 턱 쪽으로 오기도 한다. 안정형 협심증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쉬고 있을 때는 통증이 없지만 운동, 스트레스, 과식 등 심장이 일을 많이 해야 할 때 가슴통증이 발생하고 쉬면 2~3분 이내에 서서히 없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안정형 협심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불안정 협심증으로 발전하는데 최근 1개월 이내에 진행된 것으로 운동할 때 이외에 가만히 있는데도 가슴통증이 발생하여 5~10분까지 가기도 한다.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 되면 협심증의 정도를 넘어 심장 근육이 죽어가는 급성 심근경색에 이르게 되는데, 이 경우 막힌 혈관을 즉시 뚫어주지 않을 경우 심근 괴사로 인해 돌연사할 수 있다.

◆자가증상 없어도 위험인자 관리와 심장 정기검사는 필수

가슴통증 환자가 내원할 경우 흉부 X-선 촬영, 심전도가 이루어진다. 그 외 24시간 생활 심전도 검사, 운동 부하 심전도/심초음파 검사, 심장 핵의학 검사, 심초음파 검사 등이 도움이 된다.

특히 관상동맥조영술은 심장혈관의 폐쇄나 병변을 진단하고 향후 치료법을 결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검사법으로 환자의 대퇴동맥 혹은 요골동맥으로 가느다란 관을 삽입하고 조영제를 투여해 심장혈관을 촬영하여 검사뿐 아니라 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까지 이루어진다.

이러한 협심증의 치료에 있어서 동맥경화의 위험요소를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금연은 절대적이다. 고지혈증이 오지 않도록 식이요법을 하고 비만한 경우 체중을 감소시킨다. 고혈압과 당뇨는 철저히 치료를 받고 올바르고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도 필요하다. 협심증 환자에게 있어 혈관을 넓히는 약물과 혈소판 응고 억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니트로글리세린은 특히 흉통 발작 시에 사용하는 응급약으로 알약과 스프레이가 있으니 만일을 대비하여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 좋다. 심장혈관을 촬영하여 관상동맥이 60~70% 이상 많이 좁아진 경우에는 풍선으로 확장시키거나 '스텐트'라는 그물망을 삽입하게 되며 경피적 관동맥 성형술이 여의치 않은 경로에는 대동맥과 관상동맥을 이어 주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도 심장질환자들이 급증하고 있고 이로 인한 사망률도 증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그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유병 연령대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단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최정현 교수는 "심장과 관련된 보다 정밀한 검사를 통해 돌연사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조기발견에 신경을 써야 하며 흡연, 비만, 운동부족,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의 위험인자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안=이의형 기자 eulee@cctoday.co.kr

도움말=이명용·최정현 단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