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은 언제나 빈털터리로 떠돌아다니면서도 술집만은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는 이치와 같을 것이다.
술이야말로 그에게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친구였던 것이다.
그러기에 김삿갓에게는
술에 대한 다음과 같은 시가 있다.
천릿길을 지팡이 하나에 맡겼으니
남은 엽전 일곱 푼도 오히려
많구나.
주머니 속 깊이 있으라고 다짐했건만
석양 주막에서 술을 보았으니 내 어찌하랴.
[艱飮野店]
千里行裝付一柯 (천일행장부일가)
餘錢七葉尙云多 (여전칠엽상운다)
囊中戒爾深深在 (낭중계이심심재)
野店斜陽見酒何 (야점사양견주하)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 길,
어쩌다 생긴 옆전 일곱닢이 전부지만 저녁놀이 붉게
타는 어스름에 술 한 잔으로 허기를 채우며 피곤한
몸을 쉬어가는 나그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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