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詩

양반론 (兩班論)

浮石 2005. 12. 19. 13:09

 

             양반론

 

네가 양반이면 나도 양반이다.

양반이 양반을 몰라보니 양반은 무슨 놈의 양반.

조선에서 세 가지 성만이 그중 양반인데

김해 김씨가 한 나라에서도 으뜸 양반이지.

천 리를 찾아왔으니 이 달 손님 양반이고

팔자가 좋으니 금시 부자 양반이지만

부자 양반을 보니 진짜 양반을 싫어해

손님 양반이 주인 양반을 알 만하구나.
 

兩班論  양반론


彼兩班此兩班      班不知班何班           

피양반차양반      반부지반하반

朝鮮三姓其中班   駕洛一邦在上班       

조선삼성기중반   가락일방재상반

來千里此月客班   好八字今時富班       

내천리차월객반   호팔자금시부반

觀其爾班厭眞班   客班可知主人班       

관기이반염진반   객반가지주인반


*김삿갓이 어느 양반 집에 갔더니 양반입네 거드름을

피우며 족보를 따져 물었다.
  
집안 내력을 밝힐 수 없는 삿갓으로서는 기분이 상할

수 밖에.

주인 양반이 대접을 받으려면 행실이 양반다워야 하는


 먼 길 찾아온 손님을 박대하니 그 따위가 무슨 양반이

냐고 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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