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林院 가는 길
임 형 신
졸고 있는 가을산을 돌아다니며
물소리가 죽비를 친다
수없이 뜸을 떠댄
화강암 맨살이
비탈에 늘어져 있고
물소리를 삼킨 너럭바위
무너진 金堂터에 가부좌를 틀었다
화전민이 이고 가다 내려놓은 길
툭 툭 끊어지는
禪林院址
물길 따라 올라온
닭 울음 소리 물소리로 풀어지자
면벽중인
흔들바위 몸 풀고
기지개를 켠다
다시 비어 있는 자리에서
물소리가 세차게 들린다
선림원: 양양군 서면 황이리에 있는 페사지
문학선 2009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