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전 내부 어좌
선정전(宣政殿)은 임금이 신하들과 국사를 논의하던 집무실인 편전이다. 원래 궁궐 건축에서 편전은 정전의 뒤에 있게 마련이지만 이곳은 지형의 환경에 맞추다보니 인정전의 동편 뒤쪽에 위치하고 있다.
창덕궁 창건 당시에는 조계청(朝啓廳)이라 부르던 것을 세조 7년(1461) 궁궐 건물의 이름을 바꿀 때 선정전이라 고쳤다고 한다. 이 전각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광해군대에 중건하였으나 인조반정(1623)으로 다시 불타자 인조 25년(1647)에 인경궁의 광정전(光正殿)을 헐어 그 재목으로 재건하였다. 그러나 순조 3년(1803)에 다시 화재를 겪고 이듬해에 중건되었다.
선정전은 국왕의 일상적 집무실인 편전이기는 하나 때로 왕비가 이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미루어 용도가 일정하게 국한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궁궐지』에 의하면 성종 2년(1471) 가을 왕비가 이곳에서 양로연을 베풀었으며, 같은 왕 8년(1477) 3월에는 왕비가 여기에서 첫 친잠례를 거행했다. 또한 명종 8년(1553)에는 문정왕후가 선정전에 임해 백관을 불러 수렴청정을 하기도 했다.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에 단층 팔작지붕의 다포계 건물로 남쪽에는 행각이 있고 특이하게 정면 중앙에서 선정문으로 연결되는 길에 사방이 트인 천랑(穿廊)이 설치돼 있다. 내부는 전체가 탁 트인 하나의 공간으로 천장에는 소란반자로 화려하게 장식하였고 가운데 뒷벽 천장에는 보개를, 아래로는 벽을 만들고 일월오악병을 세웠으며 그 앞으로 용상을 놓았다. 선정전은 현재 궁궐 전각 중 유일한 청기와지붕이며, 보물 제814호이다. 건물 남쪽과 동쪽으로 수많은 전각이 있었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모두 헐려나가 지금은 휑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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