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생각 고향 생각 서쪽으로 이미 열세 고을을 지나왔건만 이곳에서는 떠나기 아쉬워 머뭇거리네. 아득한 고향을 한밤중에 생각하니 천지 산하가 천추의 나그네길일세. 지난 역사를 이야기하며 비분강개하지 마세. 영웅 호걸들도 다 백발이 되었네. 여관의 외로운 등불 아래서 또 한 해를 보내며 꿈 속에서나 .. 김삿갓의 詩 2005.10.26
안락성을 지나다가 배척받고 (過安樂見) 안락성을 지나다가 배척받고 안락성 안에 날이 저무는데 관서지방 못난 것들이 시 짓는다고 우쭐대네. 마을 인심이 나그네를 싫어해 밥 짓기는 미루면서 주막 풍속도 야박해 돈부터 달라네. 빈 배에선 자주 천둥 소리가 들리는데 뚫릴 대로 뚫린 창문으로 냉기만 스며드네. 아침이 되어서야 강산의 정.. 김삿갓의 詩 2005.10.24
스스로 읊다( 自詠 ) 스스로 읊다 겨울 소나무 외로운 주막에 한가롭게 누웠으니 별세상 사람일세. 산골짝 가까이 구름과 같이 노닐고 개울가에서 산새와 이웃하네. 하찮은 세상 일로 어찌 내 뜻을 거칠게 하랴. 시와 술로써 내 몸을 즐겁게 하리라. 달이 뜨면 옛생각도 하며 유유히 단꿈을 자주 꾸리라. 自詠 자영 寒松孤.. 김삿갓의 詩 2005.10.24
宿農家 숙농가 농가에서 자다 골짜기 따라 종일 가도 사람을 못 보다가 다행히도 오두막집을 강가에서 찾았네. 문을 바른 종이는 여와 시절 그대로고 방을 쓸었더니 천황씨 갑자년 먼지일세. 거무튀튀한 그릇들은 순임금이 구워냈고 불그레한 보리밥은 한나라 창고에서 묵은 것일세. 날이 밝아 주인에게 사례하고 .. 김삿갓의 詩 2005.10.21
雲雨之情 <김삿갓 曰> 毛深內闊 [모심내활] 털이 깊고 속이 넓은것보니 必過他人 [필과타인] 필시 다른사람이 지나갔나 보구나. <처녀 曰> 溪邊楊柳不雨長 [계변양유불우장] 시냇가 버들은 비가 오지 않아도 절로 자라고 後園黃栗不蜂圻 [후원황율불봉기] 뒷동산 밤송이는 벌이쏘지않아도 절로 터진다.. 김삿갓의 詩 2005.10.14
스님! 지옥가기 꼭 좋타! “스님! 지옥가기 꼭 좋타!” 극적인 인생역정과 방랑객에게 걸맞게 삿갓에게는 참으로 구수한 일화가 많지만, 그 중에 방랑시절 금강산 만경동 유점사에서 주지스님과 설전을 벌인 얘기 하나이다. 서산에 해가 기울 무렵, 초라한 행색의 삿갓이 절간을 찾아들었다. 숙박 신세를 청한 삿갓에게 주지스.. 김삿갓의 詩 2005.10.14
辱孔氏家 욕공씨가 공씨네 집에서 문 앞에서 늙은 삽살개가 콩콩 짖으니 주인의 성이 공가인 줄 알겠네. 황혼에 나그네를 쫓으니 무슨 까닭인가 아마도 부인의 아랫구멍을 잃을까 두려운 거지. 辱孔氏家 욕공씨가 臨門老尨吠孔孔 知是主人姓曰孔 임문노방폐공공 지시주인성왈공 黃昏逐客緣何事 恐失夫人脚下孔 황혼축.. 김삿갓의 詩 2005.10.14
물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물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탄식 하는... 白髮汝非金進士 我亦靑春如玉人 酒量漸大黃金盡 世事재知白髮新 머리가 허연 너는 김진사가 아니냐 나도 한때는 꽃다운 청춘이었다 술은 늘어만 가는데 돈은 떨어져 세상을 알만하자 백발이 되었노라 김삿갓의 詩 2005.09.22
제목을 잃어 버린 시 제목을 잃어 버린 시 수많은 운자 가운데 하필이면 '멱'자를 부르나. 그 '멱'자도 어려웠는데 또 '멱'자를 부르다니. 하룻밤 잠자리가 '멱'자에 달려 있는데 산골 훈장은 오직 '멱'자만 아네. 失題 실제 許多韻字何呼覓 彼覓有難況此覓 허다운자하호멱 피멱유난황차멱 一夜宿寢懸於覓 山村訓長但知覓 .. 김삿갓의 詩 2005.09.21
농가에서 자다 농가에서 자다 골짜기 따라 종일 가도 사람을 못 보다가 다행히도 오두막집을 강가에서 찾았네. 문을 바른 종이는 여와 시절 그대로고 방을 쓸었더니 천황씨 갑자년 먼지일세. 거무튀튀한 그릇들은 순임금이 구워냈고 불그레한 보리밥은 한나라 창고에서 묵은 것일세. 날이 밝아 주인에게 사례하고 .. 김삿갓의 詩 2005.09.21